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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ndinavia Venus

Summary:

2025.01.30에 투고했던 글입니다.

Work Text:

사무실의 문이 예고도 없이 벌컥 열렸다.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던 박사가 깜짝 놀라 펜을 떨어트렸다. 문을 박차고 들어온 불청객은 잠금장치를 내건 뒤 성큼성큼 박사에게 다가갔다. 엉거주춤 일어나 펜을 주우려던 박사는 어느새 눈앞으로 훌쩍 다가온 필라인 남성을 보고 멍하니 눈을 깜빡거렸다. 

 

"온다는 말 없지 않았나?"

"너와 내가 통보를 하고 만나야 하는 사이인가?"

"그건 아닌데."

 

예고도 없이 들이닥친 실버애쉬는 어딘가 불편한 기색이었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게 있나 보네. 살짝 굳어 있는 표정에서 적신호를 눈치챈 박사는 테이블 위로 펼쳐놨던 작전기록을 슬그머니 덮어두고는 실버애쉬에게 물었다.

 

"내가 없었으면 어쩌려고 이래?"

"기다릴 생각이었다."

"타지로 출장이라도 갔으면?"

"네 업무 일정 정도는 전부 파악하고 있으니 걱정 마라."

 

그 말이 꼭 너는 어디 안 가고 방 아니면 사무실에 지박령처럼 머무른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는 것처럼 들려서 박사는 머쓱한 표정으로 턱을 긁적인다.

 

"만나자마자 이런 거 물어봐서 미안하긴 한데..."

"뭐지?"

"화났어?"

"······."

 

실버애쉬는 은색 눈동자를 도르륵 굴려 박사를 노려본다. 그 날카로운 시선에 박사가 의아함을 느낀다. 그것도 잠시 실버애쉬가 박사의 팔목을 잡아채 사무실 한편에 놓인 소파로 질질 끌고 가 내동댕이쳤다. 등을 문지르며 앓는 소리를 내던 박사는 실버애쉬가 소파 위로 올라오자마자 의도를 눈치채고 벌떡 상반신을 일으켰다. 장갑을 벗어 드러난 맨손이 박사의 어깨를 눌러 친절히 도로 눕혔다.

 

"하자고? 여기서?"

"문제라도 있나?"

"좀 피곤해서."

"상관 없어. 넌 누워만 있어도 된다. 내가 알아서 하지."

 

이게 무슨 가만히 누워서 얌전히 딜도 노릇이나 하라는 말인가. 박사는 몸을 일으키려고 했으나 실버애쉬가 가볍게 그를 밀어 다시 소파에 눕혔다. 그 상황이 몇 번은 반복되자 결국 박사는 포기하고 뒤로 털썩 누웠다. 하의를 벗기기 쉽도록 슬쩍 허리를 들어주자 바지와 속옷을 한꺼번에 벗기는 손길이 한 눈에 보기에도 다급해보였다. 

그 성급한 모습에 박사는 피식피식 새는 웃음을 참지 않았다. 평소였다면 왜 웃냐며 뾰족하게 추궁해올 상황에도 실버애쉬는 말없이 목을 옥죄는 넥타이를 한 손으로 끌어내리며 박사 위로 올라타기 바빴다. 박사는 실버애쉬가 말한 대로 누운 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저 그를 구경했다. 길쭉한 손가락이 답지 않게 셔츠 단추 위를 헛돌았다. 대신 손을 뻗어 풀어줄까 잠깐 고민하던 박사는 그냥 잠자코 있기로 했다. 짜증이 난 듯 미간을 찌푸리고 단추를 푸는 실버애쉬의 여유 없는 모습이 좀 꼴리긴 했다. 이런 상황이 제법 오랜만이기도 하고.

 

"여기 젤이랑 콘돔 없어."

"필요 없다. 전부 준비해왔으니."

"너 진짜 급하긴 한가보네."

"다음부터는 구비해놓도록."

 

그걸 내가 왜? 박사가 되물었지만 실버애쉬는 대답하지 않고 셔츠와 바지 그리고 속옷까지 전부 벗어던졌다. 박사는 남의 사무실임에도 불구하고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전라가 되기를 택한 실버애쉬의 결단력에 감탄해야 하는지 성기만 덜렁 내놓고 있는 자신을 부끄러워 해야 하는지 갈피를 잡기 어려웠다. 그 와중에도 박사의 성기는 시각적 자극에 착실히 반응하여 부피를 키우고 있었다. 실버애쉬가 슬금슬금 대가리를 세운 그것을 잡아 손으로 가볍게 훑었다.

 

"피곤하다더니 잘만 세우는군."

"애인이 나체로 올라타서 섹스하자고 조르는데 안 서면 그건 성기능 부전이지."

"조른 적 없다."

 

박사의 말을 단칼에 반박한 실버애쉬는 축축이 젖은 골 사이로 발기한 성기를 문질렀다. 부드러운 회음에 성기를 미끄러트리며 애태우자 박사가 허리를 움찔거렸다. 그 모습을 내려다보던 실버애쉬는 희미한 미소를 짓더니 살기둥을 손으로 잡고 그대로 내려앉는다. 색이 옅은 구멍이 탐욕스럽게 좆을 집어삼키는 모습을 박사는 눈을 가늘게 뜨고 지켜본다. 그 광경이 너무 자극적이어서 차마 눈을 제대로 뜨고 보기 힘들었다. 중력을 따라 내려앉던 실버애쉬가 반쯤 성기를 머금다가 삽입하는 걸 멈추었다. 어중간한 자세를 취한 그가 박사에게 질문한다.

 

"솔직하게 말해라. 기분이 어떻지?"

"고추 뽑힐 것 같아."

"직설적이군."

"솔직하게 말하라며."

 

박사가 눈썹을 팍 찌푸리고 말했다. 실버애쉬는 다시 천천히 주저앉는다. 흐으. 미세하게 신음하며 삽입에 집중하는 실버애쉬를 올려다보며 박사가 가볍게 중얼거렸다.

 

"더 말해줄까?"

"한 번 해봐라."

"엔시오데스, 네 안이 너무 뜨거워서 자지가 녹을 것 같다."

 

그 적나라한 언사에 실버애쉬가 흠칫대며 움직임을 멈춘 순간 기회를 놓치지 않은 박사가 허리를 퍽 쳐올렸다. 갑자기 끝까지 들이차는 감각에 실버애쉬가 휘청이다가 소파 팔걸이를 부여잡고 버텼다. "윽, 너······." 실버애쉬가 살벌하게 박사를 노려보자 박사는 조용히 양 팔을 위로 들고 더는 움직이지 않겠다는 제스쳐를 취했다. 잠시 숨을 고르던 실버애쉬는 느릿하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 아흐······ 윽, 크흐."

 

안을 제대로 적셔온 모양인지 움직일 때마다 촉촉하게 젖은 점막이 자지에 달라붙으며 찔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몇 차례 단순히 위아래로 움직이던 실버애쉬가 적응을 마쳤는지 느릿하게 허리를 돌린다. 살짝 휜 성기 끄트머리가 주름진 내벽을 긁어내리자 전립선이 짓뭉개지면서 저릿한 쾌감이 실버애쉬의 뱃속을 달구었다. "하, 아······ 으응." 작게 벌어진 입에서 탄식에 가까운 신음이 나른하게 흘렀다. 박사는 슬쩍 손을 뻗어 탄탄하게 근육이 붙은 실버애쉬의 허벅지 위에 얹었다. 허벅지에 손을 올리는 것 정도는 심기에 거슬리지 않는지 실버애쉬는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다. 

박사는 매끄러운 살의 감촉을 만끽하며 실버애쉬가 제 위에서 스스로 움직이는 것을 바라본다. 보기 좋게 갈라진 복근과 중간에 위치한 깊게 파인 배꼽, 찬 공기에 노출되어 살짝 솟아오른 유두를 찬찬히 훑던 박사는 문득 그가 아름답게 조각된 대리석 같다고 생각한다. 실버애쉬의 신체는 남성적인 턱선과 우물처럼 움푹 파인 쇄골까지 세세한 부분마저 어디 하나 모난 곳 없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하다못해 길쭉한 성기도 엷은 혈색을 띄고 있어 눈요기로 삼기에 나쁘지 않았다. 결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완전무결한 육체를 미술관에 걸린 전시품이라도 되는 양 감상하던 박사가 내심 감탄했다. 정성들여 빚어낸 갈라테이아의 생동을 목격한 피그말리온의 심정이 이랬을까? 하지만 나는 피그말리온이 아니었으며 그 또한 갈라테이아가 아니었다. 우린 그저 로도스 아일랜드의 박사와 카란 무역회사의 수장이라는 각자의 역할을 맡고 있을 뿐이지. 

박사가 생각에 잠겨 다른 길로 새는 동안 하얗던 실버애쉬의 피부는 불에 달군 주석처럼 불그스름하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실버애쉬의 두 귀였는데, 포슬포슬한 털 안쪽으로 보이는 살이 무척이나 붉게 물든 채였다. 그 부분만 피부가 얇아서 그런지 열이 몰리면 항상 거기서부터 티가 났다. 비좁은 곳에 자지를 욱여넣는 와중에도 표정은 쉐라그 설산의 빙판을 두른 듯 냉랭하기 짝이 없었지만 신체적인 반응만큼은 본인의 의지로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실버애쉬의 등 뒤로 살랑거리는 꼬리 또한 평소보다 살짝 부풀어 있었다. 푹신해보이는 꼬리는 주인의 고양된 기분을 나타내듯 천장을 향해 바짝 선 채 움직일 때마다 양옆으로 흔들거렸다. 어느새 생각에서 깨어나 그 모습을 지켜보던 박사가 충동적으로 실버애쉬에게 물었다.

 

"엔시오데스."

"···왜, 부르지."

"자위할 때도 이렇게 해?"

"시끄럽다······."

 

실버애쉬는 박사의 골반에 손을 얹고 위아래로 천천히 엉덩이를 들었다가 내려놓기를 반복했다. 박사의 사타구니에 실버애쉬의 둔부가 닿았다 떨어질 때마다 얕게 벌어진 입술에서 숨소리와 함께 희미한 신음이 새어나온다. 정말 날 딜도처럼 써먹고 있군. 박사는 제 성기를 이용해 자위에 가까운 행동을 이어가는 실버애쉬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내벽이 꿈틀대며 귀두를 빨아들이는 게 기분이 좋기는 했다. 그렇긴 해도 완벽히 성에 차는 건 아니었다. 애초에 관계 중에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누워 있는 건 성미에 맞지 않았다. 무릇 섹스라는 행위는 번식으로서의 목적을 제외하면 살아 있음을 느끼기 위한 생물의 가장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행위 아니던가. 

그런데 이건 무슨 되도 않는 생체 마사지봉 취급인지. 속으로 불만 사항을 되짚은 박사가 재차 실버애쉬의 이름을 불렀다. 이번엔 성까지 붙여서.

 

"엔시오데스 실버애쉬."

"왜, 자꾸··· 부르는, 읏······."

"만족해?"

 

박사가 물어보지만 실버애쉬는 대답하지 않는다. 연이어 박사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실버애쉬에게 말한다.

 

"자위하려고 여기까지 찾아온 건 아니잖아."

"···흐윽······."

 

그러자 실버애쉬가 박사의 좆을 깊숙하게 머금은 채 그대로 움직임을 멈춘다. 실버애쉬는 눈에 띄게 동요하고 있었다. 박사가 허벅지를 움켜쥔 손에 힘을 주어 도화지에 도장을 찍듯 붉은 손자국을 남긴다.

 

"허리 멈췄어. 그만하려고?"

"······."

 

박사의 믈음은 정확했다. 실버애쉬는 이런 걸 원한 게 아니었다. 물론 박사의 좆을 제 안에 박아넣고 마음껏 쾌락을 탐식하고 싶은 욕망이 실버애쉬를 이곳까지 서둘러 발걸음하게 만든 이유라지만, 어쨌거나 실버애쉬가 원했던 섹스는 이런 형태는 아니었다. 동공이 열려 검은 부분이 반절 이상을 차지한 실버애쉬의 은빛 눈동자가 박사를 향한다. 평소보다 확장된 검은 동공을 마주한 박사는 오싹한 관능이 온몸을 훑고 지나가는 것을 느끼며 침을 삼킨다. 

 

"박사."

"응."

"움직여라, 당장."

 

붉게 자국이 남은 실버애쉬의 허벅지를 느릿하게 쓸어내리던 박사는 순순히 몸을 일으켰다. 털썩 뒤로 넘어간 실버애쉬가 곧바로 박사의 허리에 다리를 감아왔다. 박사는 큭큭 웃으며 걸치고 있던 페이스가드를 벗어던졌다. 이제 보니 화난 게 아니라 그냥 욕구 불만이었구나, 행동은 참 솔직하다니까. 조르듯이 제 허리를 감싸고 비비적대는 허벅지를 잡아 벌린 박사가 깊숙이 파고들었다.

 

"흐, 크윽······! 아, 아으, 읏."

 

실버애쉬가 흐트러진 신음을 낸다. 두꺼운 성기가 비좁게 달라붙는 육벽을 가르고 깊게 처박힐 때마다 뱃속이 다 화끈거렸다. 크기 때문에 굳이 공들이지 않아도 전립선이 짓눌려서 기분이 좋았다. 다만 무언가가 부족했다. 안쪽을 메우는 부피감이 만족스러웠지만 실버애쉬는 그 이상의 것을 원했다. 

 

"아, 아··· 박사, 크읏, 더······ 조금만 더."

"박아주고 있는데 뭘 더 해달라고."

"안쪽까지, 세게, 해줘······ 배가 뚫릴 정도로... 아!"

 

욕심하고는. 혀를 찬 박사가 힘껏 허리를 쳐올렸다. 누워만 있으라고 오만하게 굴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박아달라며 보채오는 게 어이없었지만 일단은 귀여운 마음이 더 커서 박사는 그러려니 하기로 했다. 자기보다 한 뼘은 족히 큰 성인 남성을 귀엽다고 여기는 건 중증인 것 같긴 하지만. 그런데 실제로 이 정도면 귀여운 거 맞지 않나? 박사는 그렇게 생각하며 실버애쉬가 바라는 대로 그의 뱃속을 짓이겨주었다. 결장 너머까지 치고 들어오는 귀두를 느낀 실버애쉬가 자지러지듯 신음했다.

 

"아, 하아, 아윽, 응! 아아!"

"갔어?"

"히윽, 으··· 흐으응······."

 

성기를 감싼 내벽이 확 조여드는 것을 느낀 박사가 실버애쉬에게 물었다. 실버애쉬는 고개를 옆으로 꺾은 채 파르르 떨며 대답하지 않았다. 박사는 손가락이 하얗게 질릴 정도로 소파 가죽을 쥐어뜯는 실버애쉬의 손을 잡아 제 어깨로 옮겼다. 그러기가 무섭게 잘 다듬어진 손톱이 어깻죽지부터 견갑골까지 죽 긁어내렸다. 약간 따끔거리기는 했지만 피가 날 정도는 아니라서 박사는 하던 것을 이어서 계속하기로 했다.

 

"엔시오데스. 너무··· 조이는데."

"허억, 아······ 흐윽, 하, 아으."

"힘 좀 풀어. 잘리면, 읏··· 너만 손해야."

"무, 슨··· 네, 손해겠지. 크윽, 응······."

 

정말로? 박사가 은근하게 속삭인다. 정말 내 손해일까, 엔시오데스? 들려오는 노골적인 질문에 실버애쉬의 귀가 산만하게 파닥거렸다. 약올리듯 일부러 얕은 부분에 위치한 전립선만 긁어대는 행동이 얄미웠다.

 

"의지를 가지고 널 박아주는 딜도 같은 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텐데······."

"시끄, 헉, 시끄러워··· 아아······."

"여기까지, 하, 닿는 것도··· 쉽지 않을 걸."

 

굴곡진 부분에 귀두를 꽂아 넣고 꾹 누르고만 있자 결국 실버애쉬가 버티지 못하고 허리를 비틀었다.

 

"아······! 큿, 하아, 으··· 흐윽."

"대답해봐, 엔시오... 과연 나만, 손해인지."

"아니, 니까, 제발 입 좀······."

 

다물어, 라는 말은 끝맺어지지 못했다. 헤 벌어진 입을 박사가 덮어버렸기 때문이다. 균일한 양 입술을 가볍게 핥던 박사는 치열 사이로 혀를 비죽 집어넣었다. 뾰족한 송곳니에 살덩이를 미끄러트리고 돌기가 서 있는 혓바닥에 대고 문지르면 실버애쉬가 비음 섞인 숨을 내쉬었다. 반사적으로 삐져나온 혀를 물고 빨아들이자 미처 삼키지 못한 침이 흘러 입가를 적셨다. 박사는 한 줄기 타액을 부드럽게 핥아올리는 것으로 키스를 마치고 고개를 들었다. 물기에 젖어 흐려진 두 눈이 박사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아, 역시 귀여운 거 맞잖아. 중얼거린 박사가 오똑한 콧대에 짧게 입맞추고는 멈춰 있던 허리를 쳐올렸다. 

 

"흐, 아···! 아으, 응······."

"엔시오데스······."

"···응, 흐으, 아······."

 

실버애쉬는 고개를 젖히고 앓았다. 박사의 자지가 깊은 곳까지 뚫고 들어와 결장을 쿵쿵 짓눌러줄 때마다 척추가 저릿해서 온몸의 힘이 다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이걸 원했어. 정액이 질질 새는 성기를 꺼떡이며 실버애쉬는 깨닫는다. 요 며칠 컨디션이 계속 저조했던 것도, 박사가 나오는 꿈을 꾼 뒤 사춘기를 겪는 청소년처럼 속옷을 적신 것도, 직후 충동적으로 박사를 찾아 로도스 아일랜드로 온 것도 전부 다 실버애쉬 자신의 욕망 때문이다. 실버애쉬는 박사의 뒤통수를 끌어당겨 품에 가둔 뒤 키스했다. 막무가내로 입맞춰오는 실버애쉬에 당황하는 것도 잠시 박사는 실버애쉬의 겨드랑이 밑으로 팔을 넣고 마주 힘껏 끌어안는 것으로 부응해주었다. 실버애쉬는 주체하기 힘들 정도로 흥분했는지 손아귀에 파고드는 박사의 머리카락을 세게 움켜쥐며 혀를 섞었다. 

아, 숨막혀······ 근데 기분 좋다. 박사는 몰려오는 배출욕을 굳이 참지 않았다. 최소한 밖에 사정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문이 뇌리를 스쳤으나 그것도 잠시 박사는 하반신을 점령한 쾌락에 이성의 스위치를 꺼버린다. 총명한 두뇌와 걸출한 전술 계획으로 명성이 드높은 그도 결국엔 신체적인 욕구 앞에서는 판단이 흐려지고 마는 일개 인간이었으므로. 

실버애쉬는 저보다 마르고 연약한 남자를 품에 가두듯 꼭 끌어안은 채 절정했다. 팔과 다리를 모두 이용해 박사가 옴짝달싹도 못 하도록 제 몸과 밀착시킨 실버애쉬는 안쪽을 틀어막은 성기가 사정을 마친 뒤 천천히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며 신음했다. 엔시오데스. 가라앉은 목소리가 저를 부르자 실버애쉬는 눈을 끔뻑거리며 품에 안은 남자를 바라본다. 박사는 사정 직후 오르가즘으로 목덜미까지 붉게 물들인 채 실버애쉬를 마주 보고 있었다. 숨을 고르던 실버애쉬가 입꼬리를 끌어당기며 웃었다.

 

"아직... 안 끝났다, 박사."

 

그렇게 말하는 실버애쉬의 동공이 완전히 열려 있었다. 일 났네. 박사가 슬금슬금 제 위로 올라타 주저앉는 실버애쉬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내일까지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몇십 장은 쌓여 있는데 어쩌지. 애초에 지금 몇 시더라? 제출 기한 이미 두 번은 늘린 거라 더 늦으면... 아. 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복잡한 생각을 뚝 끊어낸 박사는 손을 뻗어 실버애쉬의 손을 맞잡는다. 일단은 눈앞의 연인을 만족시키는 게 우선이었다.